'금산분리 제도' 금융 안정과 산업 혁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최근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절실해지면서, 오랜 기간 한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었던 금산분리 제도의 완화 여부가 2025년 가장 뜨거운 경제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금융 안정’과 ‘산업 발전’이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금산분리 제도가 정확히 무엇이며 왜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지, 그리고 현재 어떤 변화가 논의되고 있는지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금산분리 제도' 금융 안정과 산업 혁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금산분리 제도란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

금산분리 제도란 말 그대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서로의 영역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제한하는 원칙입니다. 금융(金)과 산업(産)을 분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산업자본이 은행 등 금융회사를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규제하는 것을 의미하며, 실질적으로는 '은산분리(銀産分離)'의 성격이 강합니다.

이 제도는 1982년 은행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이래 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 공정거래법 등 여러 법률에 걸쳐 규율되고 있습니다.

금산분리 제도의 핵심 목적

금산분리 제도가 필요한 핵심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직접 금융 전문가의 입장에서 그 중요성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고객 자금 보호 및 금융 건전성 유지: 은행은 예금자들의 돈, 즉 '남의 돈'으로 운영됩니다. 만약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할 경우, 그 산업 회사의 위험성이 은행으로 전이되어 예금자들의 자산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산업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지면, 은행 돈을 계열사에 부당하게 지원하거나 위험한 투자에 사용하도록 압력을 가해 금융 시스템 전체의 건전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경제력 집중 방지: 산업자본이 금융회사를 지배하게 되면, 금융회사가 가진 막대한 자금력과 정보를 바탕으로 다른 산업 경쟁자들을 압박하거나 특정 계열사에만 특혜를 주는 등 시장 경쟁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재벌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3. 이해 상충 문제 해소: 은행은 대출 심사 시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대주주인 산업자본의 계열사에 대한 대출 심사에서 불공정한 특혜가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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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산분리 완화 논의
첨단산업 투자와 빅블러 시대의 도래

최근 금산분리 제도 완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시대적 변화가 있습니다.

첫째는 AI, 반도체 등 국가 전략 기술 분야에 대한 막대한 규모의 자금 조달 필요성이고, 둘째는 핀테크, 빅테크의 등장으로 인한 금융과 비금융 산업 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입니다.

◈  AI 등 첨단산업 투자
활성화라는 새로운 도전

2025년 현재, 이재명 대통령은 AI 등 첨단산업 분야의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금산분리 제도의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특히,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핵심 논의 대상입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사인 CVC를 100% 자회사로만 소유해야 하고, 외부 자금 출자 한도 등에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어, 혁신적인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를 가로막는 '족쇄'가 된다는 산업계의 목소리가 큽니다.

◈ 디지털 전환기,
금융사의 업무 영역 확대 요구

IT 기술의 발전은 금융회사들도 단순한 대출, 예금 업무를 넘어 혁신적인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금융지주회사가 헬스케어, 부동산, IT 솔루션 등 비금융 계열사를 자유롭게 소유하거나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금융과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높여 소비자에게 더 나은 편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논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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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안정성 vs 혁신 동력

금산분리 제도 완화는 혁신과 투자 활성화라는 긍정적 측면을 기대하게 하지만, 동시에 제도 도입의 근본 목적이었던 금융 안정성 훼손이라는 심각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 찬성론 (혁신 동력 강조):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금산분리 제도는 국내 기업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저해하는 '시대착오적 규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규제를 완화하여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금융과 산업 간의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반대론 (금융 안정성 강조): 산업자본이 금융을 지배하는 '사금고화' 우려와 함께, 금융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를 높여 과거 IMF 사태와 같은 금융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될 경우 공정한 시장 경제 질서가 무너질 것이라는 비판도 강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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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제도 개편의
미래 전망과 실용적 가이드

현재 논의되는 금산분리 제도 완화는 전면적인 폐지보다는 '핀셋 규제 완화' 또는 '제한적 허용'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 CVC 규제 완화: 일반 지주회사의 CVC에 대한 외부 자금 유치 한도를 상향(40%에서 50%로)하고 투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출처: 2025년 10월 공정거래법 개정 논의 동향)
2. 금융사의 비금융 투자 확대: 은행 등 금융사가 AI, 반도체 등 국가 전략 기술 기업에 출자할 때 적용되는 위험 가중치를 낮춰 투자 여력을 확보해주는 방안 등도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제가 여러 경제 주체의 입장을 종합해 봤을 때,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은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는 풀되, 금융 안정을 위한 안전장치는 유지한다'입니다. 따라서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대규모 상호 출자나 부당 지원 등을 막기 위한 '견제 장치'는 더욱 정교하게 설계될 것입니다.

금산분리 제도는 한국 경제의 특수한 환경 속에서 금융 안정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2025년, 급변하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규제의 변화가 예상되지만, 이는 결국 금융 소비자인 국민들의 자산 보호와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신중한 사회적 합의와 정교한 법적 안전장치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이처럼 금산분리 제도의 논의는 앞으로도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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